김규리

클라이머 / 대학생


국민대학교에서 영상과 디자인을 공부하는 20학번 대학생. 

고등학교 때 일찍이 아르바이트, 친구와 해외여행, 국토 순례 등 다양한 경험을 지났다. 

심장을 뛰게 할 일을 알아보는 눈은 그때 경험치 덕에 생겼다. 

김규리는 첫눈에 대학교 산악부를 선택해 지금까지 푹 빠져 있다. 

“산에서 사는 삶의 일부를 배운 것 같아요. 이미 산이 제 삶의 일부가 되었고요.” 

봄과 가을엔 꽃과 단풍이 아름답고 겨울은 눈꽃과 상고대가 아름답고 여름은 새벽 등반이 선선하고 푸르러 아름답다. 

산을 찾는 일을 멈출 수가 없다.

김규리가 걷기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일요일이면 가족 모두가 차를 타고 산을 찾았다. 

그리고 함께 산을 올랐다. 학업이 많아진 중학생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고등학생이 되어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책상에 앉아 있던 그는 산을 떠올린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산악연맹과 브랜드에서 후원하는 ‘오지탐사대' 활동에 참여한다. 본격적으로 산을 꿈꾼다. 

산악부

입시 준비를 하면서 이미 대학교 산악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국민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등반 사진을 보게 되었다. 

온갖 장비를 차고 바위에 매달린 사람을 본 순간 확신이 들었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 않고 팔다리가 길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입학하자마자 산악부에 들었다. 

그는 어느덧 4년 차 산악부원이다. 

“내내 산악부를 짝사랑하는 기분이었어요. 짝사랑할 때는 시간과 노력을 아무리 쏟아도 아깝지 않잖아요.” 

등반

산에서 트레킹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김규리는 산악부에서 등반을 알게 되었다. 

산을 오른 다음 또 돌을 오르는 일이 그렇게 재밌을 수 없었다. 

등반을 하면 등산로보다 높은 곳에서, 돌 위에 나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진 채 자연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이런 게 자연이구나. 이렇게 대단하구나.’ 매번 다른 자극이다. 

부상과 재활

산악부에서 첫 학기였고 고작 네 번째 참여한 활동이었다. 실내 클라이밍장에서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1년을 쉬었다. 억울하고 답답했다. 

“놀랍게도 부상에는 좋은 점이 있어요. 전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어떻게, 왜 다쳤는지 돌아보고 부지런히 재활을 하면 부상을 딛고 일어날 수 있다. 

김규리는 수술보다 재활에 훨씬 공을 들였다. 확신이 있어야 벽에 다시 붙을 수 있을 것 같아 1년을 꼬박 재활 운동을 다녔다. 

근육과 몸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회복 후 복귀해서는 바로 동아리 회장을 맡았다. 

설악

산악부 회장을 하는 동안 매주 고민이 많았다. 

 자연 암벽, 실내 볼더링, 백패킹, 트레킹 모두를 골고루 맛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 

 그때 설악산의 대단함을 알았다. 다양한 루트와 많은 등반지가 매번 새로웠다. 

 설악과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지역의 돌로미티가 닮았다고 생각한다. 

 거친 암석과 포근한 산길이 충분한 베리에이션을 만들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상을 만드는 일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여전히 영상 제작이 재밌다. 

산악부에서나 해외 등반에서 산이 나오는 영상을 만들어 보려 도전한 적이 있다. 

즐거웠지만 전자는 상황이 녹록지 않았고 후자는 결과물이 마음에 차지 않았다. 

산과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다. 

오름이란?

‘오름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산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 

“예전에 저는 오르는 일만 생각했어요.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을 할 때 마음껏 즐거울 수 없어요.” 

오르막이 있으면 이내 내리막이 펼쳐질 거란 걸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도 마찬가지. 

인터뷰어 : 조서형 @veenu.82 / 사진 : 오름 @orumm, 김규리 @jacky0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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